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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법 19년, 차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양희)
작성일 : 2026-04-07 조회수 : 5
장애인차별금지법 19년, 차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교육·고용·이동 등 일상 전반에서 장애인 차별 여전히 지속
법의 실질적 집행력 강화와 함께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 필요




[에이블뉴스 김양희 칼럼니스트]

다시 묻는 질문

지난 2007년 4월 10일, 한국 사회는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장애를 이유로 더 이상 차별하지 않겠다는 선언, 그것이 바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이었다. 법이 제정되고 2008년 4월 11일, 시행되던 순간, 많은 이들은 가슴 속에 작은 희망을 품었다. 이제는 조금 덜 외로워도 되지 않을까, 조금 더 자유롭게 걸어가도 되지 않을까. 그러나 19년이 된 지금, 우리는 다시 묻는다. 과연 차별은 얼마나 줄었는가?

법이 존재한다고 해서 세상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인식은 더디게 움직이고, 제도는 현실의 벽에 자주 부딪힌다. 여전히 길은 험하고, 약속은 더딘 걸음으로만 다가온다.

학교에서, 일터에서, 거리에서

학교는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만나는 작은 사회다. 하지만 장애 아동에게 그 문은 여전히 높다. 함께 배우고 자란다는 말은 있지만, 실제 교실은 그들을 ‘같이 있는 존재’로만 두려 할 뿐,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수교사는 부족하고, 지원 인력은 늘 떠밀리듯 채워진다. 부모는 교육청 앞에서, 법원 앞에서, "우리 아이도 학생입니다"라는 너무도 당연한 말을 외쳐야 한다.

일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는 법이 있음에도, 많은 기업은 벌금을 내는 편을 선택한다. 설령 채용이 되더라도 단순한 보조 업무에 머물고, 같은 일을 해도 임금은 낮다. 승진은 더더욱 요원하다. 능력보다 장애라는 꼬리표가 앞서는 사회, 그래서 많은 장애인은 애써 준비해도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거리에서는 또 다른 벽이 기다린다. 저상버스가 조금씩 늘고, 엘리베이터가 하나둘 생겼지만, 아직도 "갈 수 없는 곳"은 너무 많다. 휠체어가 멈춰 서야 하는 계단, 시각장애인이 방향을 잃는 점자블럭이 없는 길, 수어 통역 없는 관공서. 장차법이 명령한 ‘차별 금지’는 법전 속 문장으로만 반짝거릴 뿐, 삶의 길목에서는 너무 자주 꺼져버린다.

차별은 여전히 일상 속에 있다

가장 아픈 것은, 차별이 법을 피해 은밀하게 스며든다는 점이다. 식당에서 휠체어 손님을 부담스러워하며 자리를 빼는 주인, 발달장애인을 위험하다며 피하는 시선, 청각장애인에게 아무 설명도 없이 서류에 사인하라 요구하는 병원. 그것은 거창한 폭력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순간들에서 반복된다.

법은 차별을 금지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피해자가 이를 제기하기란 쉽지 않다. 진정서, 조사, 소송. 긴 시간과 돈, 감정의 소모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결국 "그냥 참자"는 말을 입 안에서 삼킨다. 차별은 그렇게, 보고도 못 본 척하며 사회에 남는다.

선언에서 실천으로

그럼에도 장차법은 우리 사회가 건넨 중요한 약속이다. 이 법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동권을 이렇게 크게 이야기하지 못했을 것이고, 고용의 의무를 요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법은 여전히 작지만, 어두운 길 위에 놓인 가로등과 같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을 실천으로 바꾸는 일이다. 권고에 머무는 구제가 아니라 강력한 집행력을 갖춰야 하고,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과 삶의 어려움을 정책이 세심히 담아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의 마음이다. "장애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 때, 비로소 법은 살아 움직이게 될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길

장차법이 제정된 지 19년, 우리는 여전히 길 위에 서 있다. 법은 우리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약속이 온전히 지켜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차별이 없는 세상은 아직 멀다.  그러나 누군가 그 길을 걸어가고,  또 누군가는 손을 잡아 함께한다면, 언젠가는 도착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장애인의 권리는 시혜나 배려가 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장 기본적인 얼굴이다.

우리는 지금도 묻는다. 차별은 얼마나 줄었는가?

그리고 동시에 대답한다. "아직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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