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뉴스] 대구 발달장애인 부모들, 이 폭염에 오체투지..."끝없는 참사, 가정 지원 체계 구축해야"
작성일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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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발달장애인 부모들, 이 폭염에 오체투지... "끝없는 참사, 가정 지원 체계 구축해야"
낮 기온 34도 대구의 폭염 속에 펄펄 끓는 뜨거운 콘크리트 도로 위에 온 몸을 던지는 이들. 장애인 자녀의 부모들이다. 한 발걸음에 두 손을 모으고 한 발걸음에 무릎을 꿇고 한 발걸음에 도로에 누웠다. 강한 햇빛에 콘크리트 도로 온도는 40~50도를 육박한다.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얼굴은 붉어졌다. 흰색 옷은 땀 범벅이 됐다. 그러나 걸음을 멈출 수 없다. 국가와 지자체의 돌봄 사각지대 속에서 최근 3년간 전국 발달장애인 가족 23가구의 자녀와 부모들이 삶의 끈을 놓았다. 지켜보는 다른 발달장애인 가족들도 남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회적 재난같은 발달장애인 가정들의 잇딴 참사를 막아달라며 온몸으로 투쟁에 나섰다. 2개 차선을 비우고 직선거리 1.7km 도로 땅바닥에 온 몸을 던졌다. 대구를 비롯해 전국의 장애인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대구를 찾았다. 두 단체의 소속 부모들은 대구를 비롯해 제주도와 부산,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지난해 겨울에 이어 올해 여름에도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된 '발달장애인 가정의 사망·살해 사건(2022년부터 2024년 5월 14일까지)'은 23건이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10건, 올해는 3개 발달장애인 가정에서 비극이 발생했다. 최근 3년간 20명 넘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5월 사망한 채 발견된 발달장애인 일가족은 모두 지적장애가 있었다. 고령의 어머니, 우울증을 가진 딸, 장애가 있음에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아들 세 가족은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졌다. "남은 돈으로 장례를 치러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대구에서도 지난해 10월 뇌병변 1급 중증장애 자녀에 대한 40여년 돌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고령의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단체는 "발달장애에 대한 국가 정책 부재로 오직 가족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발달장애인 가정 죽음 방지 정책을 마련하고, 그 가정이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게 발달장애 국가책임제와 발달장애 24시간 지원 체계 도입 등 발달장애인 가정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시(시장 홍준표)와 대구시의회(의장 이만규)를 향해서는 "▲발달장애인 지원기본계획 마련 ▲발달장애인 가족 지원주택 주거유지서비스 조례 제정 ▲대구 9개 구.군에 발달장애인 전문 지원 가족지원센터 설치 ▲사회적 고립 발달장애인 전수조사" 등을 요구했다. 부모들은 오체투지 이후 지원주택 관련 담당 기관인 대구도시개발공사 측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전은애(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구지부장)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회장은 "더 이상 죽이지 않고, 죽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염원하며 투쟁하고 오체투지를 하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는 여전히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발달장애인 가정 참상의 사슬을 끊기 위해 국가는 지금 당장 생명보호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