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일보] "안마사 꿈꿨지만 포기"… 시각장애인 가장 많은 경기도, 교육 시설 딱 1곳
작성일 : 2024-02-01
조회수 :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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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사 꿈꿨지만 포기"… 시각장애인 가장 많은 경기도, 교육 시설 딱 1곳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수련원에서 교육생들이 실습 수업을 받고 있다.
4년 전 포천시에 사는 30대 시각장애인 A씨는 안마사 교육을 받다가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지역에 유일한 교육기관인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수련원이 3시간 거리인 수원에 있었기 때문이다. 오전 일찍 수련원에서 수업을 받고 오후에 귀가하면 무려 6시간이나 소요되는 험난한 일정이었다. A씨의 열정에 수련원에서도 숙소를 마련해주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예산 문제로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안마사가 되기 위해 2년간의 교육을 준비하던 그의 꿈은 속절없이 무너져 버렸다. 직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들은 새 삶을 준비하기 위해 안마사로 눈길을 돌리지만, 안마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에 따르면 전국 시각장애인 25만767명 중 경기도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은 5만4천916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서울이 4만991명, 부산 1만7천740명, 경남 1만6천937명 순이다. 정식 안마사가 되기 위해선 맹학교에서 안마사 직업 교육을 받거나 보건복지부에서 승인받은 안마사협회 수련원에서 2년간의 직업 재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현행 의료법상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도내의 안마사 직업 재활 시설은 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수련원 1곳뿐이다. 부산, 대구 등 지방에 있는 맹학교조차 경기도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설이 수원에 있어 A씨와 같이 경기북부에 사는 시각장애인들은 수련원까지 갈 엄두조차 못 낸다. 직접 운전할 수 없기 때문에 대다수가 대중교통을 타고 힘겹게 수련원을 오가고 있다. 실제 수련원에는 안마사를 희망하는 시각장애인들의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지만 교통편 등의 문제로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북부 지역에 사는 시각장애인들은 수련원이 도내에는 수원에만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육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관계자는 "수련원이 멀어서 숙소가 마련돼 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전화기 너머로 실망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고 토로했다. 그마저 남아 있는 수련원도 시설이 노후된 탓에 현대화가 시급하다. 숙소뿐만 아니라 식당마저 없어 점심시간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주변 식당을 오가는 상황이다. 안인영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장은 "여러 지역에 경기북부 재활 시설 건립 지원을 요청했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추진을 못하고 있다"며 "접근성이 편리한 기관에서 자격증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